
" 그래서, 그 이야기는 들어보셨습니까? "
피부는 회색. 의상은 전부 와이셔츠와 바지, 구두는 검정. 조끼는 하양. 오직 흑백으로 이루어지고 색이라곤 리본과 조끼 주머니의 붉음밖에 보이지 않는다.
신체의 일부는 늘 연기처럼 흩어지고는 한다. 특히 머리카락의 끝이 유독.
* 이름 *
◇ 煤
◇그을음. 그리고 매.
* 성별 *
◇男
* 나이 *
◇외관 29세
◇실제 ?????
* 키/몸무게 *
◇ 182cm
◇연기에게 무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 괴물의 마법 *
◇신체의 연기
너를 중심으로 연기가 뭉치다가 어느순간 콰득. 굳어버린다. 그와 동시에 여기저기서 너를 향해 날아오는 날카로운 고체조각도 충분히 위협스럽겠지.
* 스테이더스 *
HP : 220
ATK : 8
DEF : 8
◇핫랜드에서는
HP : 220
ATK : 14
DEF : 2
* 성격 *
◇◇나는 모든 괴물을, 지금 이 삶을, 관계를, 내 모든 것들을 사랑하고 있답니다.
◇흠, 오늘도 어김없이 당신이 반짝이는 날이네요! 그래,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오셨나요? 그런 당신을 위한 최고의 칵테일을 준비해두었답니다. 즐겨보실런지?
즐거움을 베이스로 마치 하나의 연극마냥 끝과 끝을 오가는 과장된 말투와 과장된 몸짓, 그리고 과장된 감정. 너의 침묵에 돌아오는 것은 사내의 말 세마디. 네 한마디에 돌아오는 것은 사내의 말 다섯마디. 사내가 끊임없이 내뱉는 말을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듣다보면 그 누가 질리지 않을 수 있을까. 그래. 수다쟁이. 그 단어가 사내에게 가장 어울리는 단어일 터다. 한시라도 조용히 있으면 가시가 돋기라도 하는 것마냥 쉴새없이 조잘거리며 그것은 떠들썩함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네 앞에서도 마찬가지겠지. 제 수다에 화를 내는 사람 앞에도 늘 유들유들하게 넘어갈 뿐이다. 능글맞음까지 묻어나는 말투는 화를 더 유도하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아무렴 어떻겠나요? 사내는 가벼이 웃기만 하더라. 처음 보는 괴물도 마치 10년지기처럼 살가이 말을 거는 타고난 친화력 하나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는다고 본인 스스로가 자랑스레 이야기하곤 했다. 실제로도 사내는 발이 넓었고 주점 안의 누구와도 말을 나누었으며 그 안은 제법 소란스런 분위기더라.
◇아, 물론 걱정할 필요는 없답니다. 당신이 도수가 높은걸 즐기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으니!
하루에도 엄청 많은 말을 내뱉고, 많은 사람들과 교류함에도 네가 말해준 네 이야기 하나하나는 결코 잊거나 헷갈리지 않았다. 당신은 소중한 손님이니까요. 가벼이 건네는 말에 담긴 것은 그 나름의 애정, 다정함. 기본적인 행동에 깃든 배려심. 그는 제 주점에 들리는 손님들에게도, 그 외의 괴물들에게도 늘 희끗희끗 드러나는 다정을 갖춘 채다. 무엇이던 가벼울 것 같은 사내가 보기보다 제 주변의 이들을 아끼는, 정을 가진 괴물인 덕도 있겠지.
◇오, 조금 더 가볍게 생각해봐요. 어려울 것은 없는 것 같은데. 눈치 좀 차려보라고요? 어라, 무슨 말인지 저는 모르겠네요!
늘상 가벼웠다. 사내에게 가장 어울린다 할 수 있는 태도이기도 하며 그렇기에 타인에게 크게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친분을 유지할 수 있기도 한. 제법 오래 살아온 괴물답게 연륜마저 깃들어 왠만한 상황에선 그 가벼움이 변하질 않았다. 제게 화를 내는 사람 앞에서도 그럴테지. 그렇다고 사내에게 눈치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따지자면 눈치는 좋은 편이나 부러 늘 가벼운 태도를 취하는 것 뿐. 그것이 성미에 맞다고, 사내는 그리 말하고는 했다. 그 특유의 가벼움, 능글맞음 덕에 타인, 타 괴물과의 마찰은 잦지 않은 편이다. 물론 제가 아끼는 주점에 큰 손해를 입히고도 뻔뻔히 구는 괴물, 혹은 인간이나 그와 비슷한, 그 외의 이유로 심각해진 상황에서만은 사내 특유의 웃음소리마저 뚝 멎어 가라앉은 모습을 보이기도 할테지..
* 기타 *
◇연기로 이루어진 괴물
◇뿌연 연기 속에서
사내의 주변엔 언제나 뿌연 연기가 가득하다. 매캐하다던지의 향은 일절 없이 시야만 조금 방해하는 정도. 사내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시야는 뿌옇게 변해 완전히 뚜렷한 사내의 모습을 본 이는 아마 아무도 없지 않을까.
◇괴물에게 이런 몸이야 그닥 특별할 것도 없지만요?
사내의 몸은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는 핵을 중심으로 연기가 고체로 굳혀져 있는 형태. 평소엔 활동하기 편한 인간과도 비스무리한 모양으로 지낸다. 물론 비정상적으로 얇은 팔다리나. 이상할 정도로 길고 뾰족한 손가락은 전혀 그리 보이지 않겠지만 전체적인 틀 정도는. 몸뚱아리를 제외한 부위는 완전한 고체상태를 유지하지 못해 순간 흩어져버리기도 하고, 가끔 연기로 완전히 기체화하기도 했다. 공중에 떠있는게 가능해 땅으로부터 몸을 받친 다리가 기체화되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 뿌연 연기도 사내의 일부로 원한다면 언제든 딱딱한 고체로 굳어버리기도 했다. 허공의 연기를 굳혀 멀리있는 물건을 가져오기에 좋다며 사내는 웃었지만.
가면 위의 검은 무늬도 연기처럼 늘 일렁인다. 종종 감정에 따라 웃듯이 휘어지거나 눈물을 흘리는 모양새를 만들기도 하는.
가면이 있어서일까? 아니면 눈이란게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시야란게 존재하지 않는다. 연기로 주변을 탐지하고 행동하는 것 뿐. 그래서 글은 읽는 것이 불가능하다.
◇물론, 아프지 않을리가요!
물리적인 타격은 받았다. 사내의 핵을 지키기 위해서인지 몸체를 공격한다면 아파하는 기색이더라. 실제로 고체가 뭉그러지기도 하고.
◇열기는 반기지 않는답니다!
핫랜드는 정말로 싫어. 폐허도 워터폴도, 스노우딘도 다 좋지만 핫랜드는 별로 발걸음 하고싶지 않아요! 제 연기마저 증발하는 기분이란. 어딘가 엇나간 소리만 내뱉으며 사내는 핫랜드를 꺼렸다. 실제로 신체적 특징 탓이기는 했다. 그곳에 가면 고체가 제 형태를 더욱 뭉그러트렸으니. 정확히 무엇으로 이루어진 신체인지는 알 길이 없었으나 열기에 영향을 받는 것 만은 확실하게 드러났다. 실제로도 방어에 더욱 취약해지기도 했고 그러나 그만큼 공격에 이용할 수 있는 연기가 늘어나 크게 손해를 볼만한 것은 없지만, 본인은 조금도 내켜하지 않는다.
◇제 목소리 말입니까?
가면 안쪽에서부터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두사람 분이 동시에 들리는 것 같기도 하며, 노이즈가 끼어 맑지 못한 소리가 종종 들리기도 한다. 사내는 개의치 않는 기색이지만 어쩌면 네겐 조금 거슬릴지도 모르고. 계속 듣고있다보면 익숙해지기는 할테다.
◇제 가면 안은 비밀이랍니다?
제 가면은 벗는 일이 없었다. 다른 이의 손이 닿는 것도 그닥 반기지 않았고. 언더게임의 플레이어들에게도 가면 속의 모습은 끝내 드러나지 않았다. 실제 신체의 일부일까? 라는 주제로 이야기가 있었던.
◇스노우딘의 바텐더
그는 스노우딘에 거주하며, 스노우딘에 자리잡은 주점에서 일하는 바텐더. 일을 한지 꽤 오래된 것인지 누구도 사내 이전의 바텐더를 알지 못한다. 사내 본인도 제대로 말해주지 않는 모양이다.
사내의 뛰어난 말재간. 넓은 대인관계에 어울리는 직업인데다 타인과 어울리길 좋아하는 덕에 본인도 좋아하는 기색이다. 스노우딘의 대부분과, 심지어는 다른 지역의 괴물들과도 안면을 익히고 있을 정도. 다만 과거의 장래희망인 뮤지컬 배우에 미련이 남았는지, 신체적 특성 상-주변의 뿌연 연기- 배우가 되지 못한게 아쉽다며 불평을 몇마디 늘어놓기도 한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불평으로 굳이 담아둘 것은 없다.
직업이 직업인만큼 발도 귀도 넓다. 이런저런 소문을 접하는 일에 빠르며 그것을 퍼트리는 일에도. 정보상이 되는 건 어떻냐는 제안도 받아보았지만 워낙에 수다쟁이인 사내는 비밀은 지키기가 어렵다며 거절했다.
* 텍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