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 소리가, 보여요? "
(커미션)
릴리. 꽃과는 다르게, 그의 색은 유독 쨍한 편이다. 아무리 옷을 무채색으로 도배해도 결국 그 머리와 눈 덕분에 그는 꽤 눈에 띄는 사람이었다. 이름과 닮은 부분이 있다면, 그는 지나치게 창백한 사람이라는 것정도. 햇빛을 쬐지 않은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 그런가. 그의 피부는 유독 하얗다. 꼭 눈과 머리가 존재하는 얼굴을 제외하고 모두 죽어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그런 몸뚱이를 이고 느릿느릿 걷는 모습은, 어찌보면 답답해 보일 수도 있겠다. 거동이 상당히 느리고 묵직하다.
타오르는 빛깔은, 새벽보단 황혼에 가까운 머리색이었다. 그의 몸에서 유일하게 생기를 품는 머리칼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며, 동생과도 비슷하다. 동생보단 조금 어둡고 탁한 색이지만, 본인은 그럭저럭 만족한다. 사실 제 외관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타입이기도 하고, 특이한 것은 삐죽 기른 왼쪽 머리인데, 원래는 오른쪽 머리를 길렀으나 활동을 쉬는 중에 기른 모양이다. 따질 것 없이 모두 긴 편이지만, 그것을 묶기 위해서 머리끈을 가지고 다니거나 하진 않는다.
사실, 그는 못생기지는 않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으나, 그의 외모를 제일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은 눈 밑에 매달린 다크서클이다. 연주회에 나설 땐 보이지도 않더라니, 왜 활동이 뚝 끊긴 채 생활한 순간 다크서클이 나타나기 시작했는지. 본인은 그것이 있는지도 인식을 못한다는데. 물론 시험을 준비할 땐 새벽까지 쉬지않고 연습을 했으므로 다크서클은 기본이었만, 지금은 연습을 하지도 않는다더라. 그것이 날카로운 초록색 눈을 가리고, 눈은 상대를 꿰뚫어질 듯 쳐다본다.
그의 신체에 비해 조금 큰 와이셔츠와, 다리를 모두 가리는 검정색 바지를 입는다. 하도 집에서 생활하다보니 신발은 없어도 될 수준이어서, 실제로 맨발로 다니고 있다. 그가 나돌아다닐 때도 자주 입었던 옷이며, 소문으로는 같은 종류의 옷만 몇 벌씩 가지고 있다는데. 하자 없이 깨끗해 보이지만, 셔츠로 가린 팔 아래에는 수많은 주사자국이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 이름 *
릴리 알렌 / Lily Allen
* 성별 *
남성
* 나이 *
26
* 키/몸무게 *
186 / 매우 마름
* 영혼 *
* 성격 *
늘 꿈꾸는 듯한 말투. 대부분의 시간을 약에 취해서 보내고 있으니 사실 당연하다. 때때로 이상한 말을 지껄이기도 하며, 평소의 그와 비교했을 때 훨씬 유하다. 유하다고 표현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허공을 보며 웃는 모습은 소름끼치기도 해서, 눈을 마주치지 않는 딜러들도 있었던 듯하다. 공감각적인 면도 지니고 있다. 네 목소리는 금빛이에요. 햇살 같아.
약을 안 하면, 생각보다 꽤 까칠하다. 어려서부터 사회생활을 했던지라 예의는 확실히 차리지만, 본심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일단 대부분이 다 귀찮다고. 본인이 흥미 있는 일에는 꽤 적극적이지만, 그마저 꽤 느릿하게 반응한다. 눈을 두어번 감았다 뜨고, 그제서야 일어나는 사람.
자주 우울해한다. 소통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가라앉아 있진 않지만, 혼자 있을 땐 자주 땅을 파고 들어간다. 방에서도 유독 구석만을 고집한다더라. 겉으로는 그저 의욕 없는, 고요한 사람이겠지만, 속에는 늘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고 얘기한 적 있다. 그래놓고 스스로 미친 듯이 웃었다. 웃겨서. 꽤 비관적인 사상을 가진다.
성인이 된 지 6년이나 된 사람인데, 꽤 어린애 같은 면이 있다. 동생에게 사탕 사달라고 떼를 쓴다거나, 유치하게 삐진다거나. 9살 차이나 나는 동생이 그보다 훨씬 어른스러워 보일 정도. 철이 든 건지 안 든 건지, 그를 보면 늘 헷갈린다. 누구는 나이에서 10년을 빼야 한다는데. 그런 면만을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다시 어른으로 돌아와 있으니, 혼란스럽기만 하다.
* 기타 *
생일: 3.25
혈액형: RH+ O
탄생석: 피치 지르콘 │ 고통의 구원
1. 나름 세계적인 첼리스트 유망주이다. 첼로는 3살 때부터 시작했으며, 이후 어린 나이에 차이코프스키콩쿠르 우승, 제네바콩쿠르 우승 등 엄청난 커리어를 쌓았다. 우승 이후 굉장히 활발하게 활약했기 때문에 인지도도 팬도 많다. 그땐 돈도 상당히 많이 벌었다는 듯. 그만큼 확실히 재능은 보유하고 있으며, 기본적인 음감은 당연히 지녔다. 다만 몇 개월 전부터 갑작스럽게 활동 중단을 선언하고 칩거하고 있다. 무슨 이유인지 휴식기를 가지고 있으며, 정확히는 반 년 정도가 되었다. 수많은 의문이 그를 따랐으나, 그는 모든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고 방 안에 틀어박혔다. 주기적으로 집 밖으로 나오긴 한다.
2. 애주가, 애연가, 마약중독자. 건강에 안 좋은 것들은 전부 하고 다닌다. 담배 취향은 까다롭고, 술은 아무거나 다 잘 마신다. 지하세계에도 술을 파는 곳은 있을 것이라 막연히 생각한다더라. 상술한 집 밖으로 나오는 이유가 이것들을 구하기 위해서. 동생이 성인이 아니고, 거기다 술이나 담배 같은 것들을 정말 싫어하니 어쩔 수 없이 본인이 직접 나선다. 마약을 첼리스트로 활동하던 때에 만난 사람을 통해 구하는데, 점점 모르핀의 양이 많아진다는 소문이 있다. 누군가 그가 마약을 하는 모습을 본다면 그대로 손가락만 올려 쉿, 하는 제스처를 취한다. 알리지 말아달라고.
3. 경제관념이 흐릿하다. 밖에 나가질 않았고, 또 돈이 썩어넘치게 많았으니 당연했다. 빠삭한 건 그가 즐기는 것들뿐. 형, 동생한테 미안하지도 않아요? 동생이 형이 할 일 다 하고 있잖아. 최근 만난 어린 딜러에게 들은 말이었다. 사탕 하나를 사는 데에도 10달러를 낼 정도로 현실 감각이 떨어져서 결국 동생이 갔다온다. 그것이 너무 미안해서, 동생이 학교에 다녀오는 동안에 집안일은 최대한 노력해서 하고 있다. 나름 자신 있어 보인다. 동생이 감탄할 만한 요리는 느린 몸짓으로도 할 수 있으니.
4. 어떤식으로든 자유를 사랑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도망치듯 유학을 떠난 것도 그런 이유에서. 집 안에만 있으면서도 자유를 갈구한다. 모순이라기엔, 그는 고개를 젓는다.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 그저 틀어박혀 있는 것도 일종의 자유였다. 싫어하는 것은, 당연히 그 반대.
5. 심각한 시스터 콤플렉스. 여동생 아이리스 알렌에게 모두 주고도 남을만한 사람이다. 유일하게 그가 말을 놓는 사람이고, 자기의 돈을 모두 쥐여주어도 아깝지 않을 정도. 나이 차이가 꽤 많은 남매라, 태어났을 때부터 아예 업어키우다시피 했다. 아이리스가 그를 처음으로 오빠라고 부른 날을 메모해두었을 정도. 그래, 우리 동생 하고 싶은 거 다해. 그가 입버릇처럼 내뱉는 말이었다. 게임을 시작한 이유도 동생이 추천해주었기 때문. 부모님도 최근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조금 더 많이 신경 쓰고 있는 중이다.
* 선관 *
Iris Allen
아이리스 알렌
동생. 정확히 그가 아홉살이 되던 해에 태어났으며, 현재 그의 돈을 관리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는 아이리스에게 늘 죄책감과 애정을 느끼고 있다.
* 텍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