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앗, 신기한 거!
이거이거 뭐로 만든 거예요? "
(박메롱 @vin_com8님 커미션입니다.)
# 약간의 곱슬기가 있는 단발의 머리칼은 전체적으로 탈색을 여러 번 했는지 백발 수준으로 하얀 색을 띠고 있다. 머리 안쪽은 개나리색으로 따로 염색해 겉과 속의 색이 다른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 왼쪽 옆머리의 일부분을 땋기 시작하여 머리를 빙 두르고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머리칼을 -조금은 낡아보이는- 붉은 리본으로 묶어둔 탓에 왼쪽 측면에서는 그 안쪽의 색이 다른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정면을 바라보고 있을 때 눈을 살짝 가릴 정도로 조금은 긴 앞머리이지만, 붕대를 하지 않은 쪽 눈을 가리지는 않게 옆으로 살짝 넘긴 탓에 앞머리가 오른쪽으로 쏠려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정수리 쪽에 마치 아주아주 작은 뿔처럼 머리칼이 안쪽으로 뻗친 것이 눈에 띈다.
# 아이답게 말랑말랑하고 하얀 피부에 눈의 색은 밝은 녹색. 적당히 큰 편인 눈의 눈매는 쳐져 있지만 눈꼬리가 위로 올라가 그리 쳐진 상으로는 보이지 않게 한다. 아래속눈썹이 꽤 길다. 입술도 눈썹도 얇은 편. 오른쪽 눈을 완전히 가리도록 붕대를 두르고 있는 것만 아니라면 아이의 어디를 둘러보아도 몸에 상처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다.
# 하고 있는 장신구는 붉은 리본과, 벚꽃 모양 귀걸이, 그리고 토파즈가 달려 있는 검은색 초커 정도. 리본과 초커는 꽤 예전부터 사용한 것인지 사용감이 낭낭하게 묻어 있다. 아이가 입고 있는 옷들 역시 신발을 제외하고는 조금 오래 입은 것처럼 보이며 위에 걸친 검은색에 물고기 와펜이 달린 야구잠바는 본인의 체구보다 아주 살짝 큰 듯하다. 잠바 안에는 니트 재질의 얇지 않은 탁한 아이보리색 긴소매 원피스를 입은 상태. 아이가 신고 있는, 하늘색 털이 달린 구두는 걸을 때마다 따각 따각 발소리가 난다.
# 손발이 같은 나이의 평균치보다는 작다. 발 사이즈는 215정도? 손은 손가락이 짧다기보다는 손바닥이 작은 편이며 손톱 바디의 크기가 세로로 짧다.
* 이름 *
이로시 캉
* 성별 *
여
* 나이 *
11세
* 키/몸무게 *
139cm/30kg
* 영혼 *
* 성격 *
# 천진난만한 열한 살
기본적인 성격이 밝고 명랑한 데다가 막둥이였던 탓에 애정을 추구하고, 사랑을 받는 것이 익숙한 어린아이이다. 아이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친언니를 제외한 타인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지는 못한 편이기에 더더욱 온기 자체를 원하고 있기도 하다. 그 외에는 평범하게 사람을 좋아하고, 조금은 오지랖을 부리기도 하고, 여느 활발한 아이들처럼 장난기도 많으며 아직은 세상물정을 제대로 몰라 천진난만한 열한 살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말그대로 아이처럼 굴고 애교도 부리는 것이 조금은 응석받이같다고 해도 좋으려나…. "그치만 많이 많이 어려운 건 언니가 다~ 해줬는걸!"
아이는 겁이 날 때는 자신의 두려움을 표현하고, 슬플 때는 자신의 슬픔을 표현하고, 기쁠 때는 자신의 기쁨을 표현하는 성격을 가졌다. 쉽게 말하자면 감정 표현이 서투르지 않다는 것일까, 표현이 크다고 해야 할까. 다만 언니와 이별하고 난 후부터는 눈물이 나더라도 "이로시 씩씩하니까, 이정도는 참을 수 있거든…."이라 말하는 것 같은 얼굴로 울음 자체는 꾹 참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직은 서투른지 참지 못하고 그저 울어버리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천진난만한 그 모습만큼 단순하기도 해서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아 불퉁한 표정을 지었다가도 금세 기분을 풀어내기도 한다. '화났다'는 것이 아니라 '삐졌다'고 하는 것이 나을 정도.
# 욕심이 많은 걸까?
한 번 제 손에 들어온 것이라면 쉬이 놓지 않으려고 하는 것을 본다면 아이가 참 욕심이 많은 편이구나, 그렇게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실제로 욕심이 있냐 없냐를 두고 본다면 '있다'고 말하는 것이 답이 되겠으나 욕심이 많다기에는…, 제 것이 아닌 것은 탐내지 않으니 조금 다르지 않으려나. 뭐어, 모르긴 몰라도 자신의 것을 끔찍이도 아끼는 성격임에는 틀림없다.
금전적인 면에 있어서는 글쎄, 아직은 돈으로 무엇이든 살 수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르지만 언니가 언제나 돈은 필요할 때만 쓰는 게 좋다고 말하곤 했기에 아이도 얻게되는 돈은 잘 쓰지 않는다. 돈을 아끼는 것과 금전감각이 없는 것은 조금 달라서 무엇이 어느정도로 비싸고 싼지는 제대로 구분하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 혼자는 조금 외로운가봐, 아무래도.
"언니, 그거 알아? TV에서 그랬는데, 토끼는 외로우면 죽어버린대. 그럼 사람도 외로우면 죽어버리는 걸까…." 아이는 타인의 온기를 갈망한다. 방에 혼자 남겨지는 시간이 길었기에 외로움을 타는 성격이 되어버렸으려나.
# 궁금한 게 너무 많아!
생활 반경이 집과 그 주변 상가 정도로 좁았던 탓에 새롭고, 신기하고, 귀여운! -귀여움의 스펙트럼이 조금 넓긴 하다.- 것들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 같은 이유로 사람도 그다지 많이 만나보지 못해 새로운 인연을 만난다면 이것저것 질문공세를 할 정도로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하고 마구 물어보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아는 것이 많지 않다보니 누군가가 "A는 B야."라고 말해준다면 그것이 잘못된 정보일지라도 철썩같이 믿어버리는 의심 없는 성격이기도 하다. 제 언니로부터 "이로시, 다른 사람 말 너무 믿지 말고, 위험한 사람은 따라가지 말고. 알았지?"와 같은 충고도 받은 적이 있지만 누가봐도 난 아주 나쁜사람이지!하는 것이 아니라면 무엇이 위험한 것인지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듯하다.
# 잘하진 않지만…, 열심히는!
아이는 제 행동의 결과가 어떻든, 자신이 무언가를 잘하든 못하든 노력해보는 성격이다. 다만 재능이 여러 방면으로 뛰어난 것은 아니라 몇 년 째 노력하고 있는 -예를 들면 요리?- 분야더라도 아직까지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긴 하지만. 자신이 한 행동이 너무도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일으켰을 때에는 눈치를 보면서 바로 사과를 하는 편. 그래도 다음 번에도 또 도전하는 성격이고, 그게 아무리 간단하고 단순한 일이여도 주변의 소리도 제대로 못 들을 정도로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 숨기는 건 잘 못해요. 그래도 언니는 그걸로 괜찮다-고 했었는걸?
* 기타 *
# 가족관계
"우리 언니!랑~ 고모랑~ 살았었는데!"
7살 위의 언니, 그리고 고모. 부모님은 아이가 세 살이 되었을 적에 사고로 돌아가신 터라 그 이후로는 자신과 언니를 거두어준 고모와 함께 살고 있다. 아니네, 살고 있었다. 2년 전 언니인 디아민 캉은 -고모의 말대로라면- 잠시 멀리에서 진짜 요리공부를 하고 오겠다며 집을 나갔기에 현재 이로시는 고모와 단 둘이서 살고 있다. 아이가 무언가를 말할 때마다 제 언니를 언급하는 것을 보면 꽤나 언니와 사이가 좋았던 것으로 보인다. 밝고 누군가를 챙겨주고 싶어하는 성격마저도 언니의 것에서 배운 것처럼 아이를 이루는 대부분의 것들이 언니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의 언니가 근 6년을 엄마처럼 자신을 돌봐주었는데 따르지 않는 것이 이상하겠다만….
고모는 그 사고 이전에 남편을 잃고 홀로 살고 있던 과부였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거주하고 있었기에 아이들을 별 말 없이 받아주기는 하였으나 보호자로서 썩 괜찮은 사람은 아니었다. 평범한 중산층 여성이 난데없이 아이 둘을 키운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기는 해도 이로시는 제 언니에게 조금은 엄격하게 대하는 고모를 보며 자랐기 때문에 고모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 듯하다. "언니가 그래도 고모한테는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그랬지만…, 그치만 고모는 가끔 무섭기도 한걸."
아이들의 본래 성은 '캉'이 아니었던 것 같지만, 아이의 언니가 가게의 이름을 따 성을 지은 후로는 둘의 성은 캉으로 바뀌었다.
# 생일
2월 18일. 탄생화는 미나리아재비. 물병자리.
# 좋아하는 것들
1) "역시 제일 좋아하는 건 언니!" 또 말하자니 입이 아프지만, 아이는 제 언니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잘 때에는 언니의 손을 꼭 잡고 잤었고, 언니가 집을 떠난 후 며칠이 지나지 않아 긴 머리를 언니처럼 단발로 잘랐을 정도니 얼만큼이나 좋아하는지 쉬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2) 색이 반짝반짝하고 예쁜 것들. 아이는 화려하게 반짝이는 색을 가졌다면 그게 무엇이든지간에 눈을 빛내며 구경하곤 했다. 예를 들면 햇빛을 받은 유리조각이라거나, 가게 앞에 심어둔 노란색의 개나리꽃이라거나, 모래사장의 모래, 햇빛도 달빛도 담을 수 있는 바다같은 것들.
3) 귀여운 거? 통상적으로 사람들이 귀엽다고 느끼는 소동물같은 것도 "귀여워-!"라고 말하며 좋아하지만, 아이가 귀엽다고 느끼는 것의 범주는 꽤 넓은 편이다. 어찌보면 새로운 것들은 대부분 그냥 귀엽다고 말해버리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언니가 아직 집에 있던 때에는 느닷없이 방에 나타난 손바닥만한 거미를 보자마자 "귀여워!"라고 외쳤던 탓에 아이의 언니가 기겁한 적도 있었다.
4) "먹을 거는 다아 좋지만 그래도 언니가 제일 많이 해주는 거니까…, 파스타가 제일 좋으려나!" 아이의 언니는 동생이 파스타를 좋아한다고 생각해서 아이에게 파스타를 종종 해주곤 했지만, 실은 언니가 가장 처음으로 만들어준 음식이 파스타이기 때문에, 또 언니가 많이 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파스타를 가장 좋아한다. 이외에는 달달한 거라면 사족을 못쓰고 -언제나 언니가 이가 썩는다며 잘 주지 않아서 입에 넣을 때마다 걱정하기는 한다.- 웬만해서는 편식도 하지 않는 편.
5) 노래를 정말 정말 좋아한다. 자신이 부르는 것도 좋아하고 듣는 것도 좋아하고, 몇 번 해본 적은 없지만 악기를 연주하는 것도 좋아하는 걸 보면 음악 자체를 좋아한다고 해야할까? "예쁘고 신기한 소리가 많이 많이 나니까-아?" 타인에게 자신이 노래하는 것을 들려주는 것도 서슴없이 하는 편인 데다가 근처에 아무도 없더라도 좋아하는 노래를 흥얼거린다. ( # 목소리 'Unidentified Flavourful Object[UFO]-Mili': https://youtu.be/S77Dfzzyf-c )
# 싫어하는 것들
1) 그다지 싫어하는 것은 없지만 굳이 꼽자면 쓰고 신 음식은 잘 못먹기에 싫어한다. 이전에 레몬을 통째로 씹었다가 으에에- 이상한 소리를 내며 뱉었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 듯하기도 하고? 쓴 음식을 싫어하는 건 역시 어린애 입맛이라…, 라고 설명하는 것이 가장 쉬울 것 같다.
2) 아프고 잔인한 것. 종종 고모와 언니가 고기를 손질하는 장면을 보기는 했으나 그 때에도 영 속이 안 좋은지 다 보지 못하고 자리를 뜬 적이 많았다. 피가 흐르고 무언가 잘리는 것을 실시간으로 보는 건 조금 무리가 있는 듯. 예를 들어 이미 손질된 고기를 보거나 남은 찌꺼기를 보는 것은 그나마 -정말 그나마이다. 이것도 그리 보고싶어하지는 않으니- 나은 것 같지만 웬만해서는 그런 쪽으로 징그러운 것들은 피하고 본다. 아픈 걸 싫어하는 것은 그냥, 아프니까…려나. 조금 더 옛날에 언니가 막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 칼에 베인 상처를 달고 다녔던 탓에 자신 뿐만이 아니라 타인이 다쳐서 피를 보는 것도 싫어한다.
3) 어렵게 빙빙꼬아진 상황들. 이것은 싫어한다기보단 그런 상황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자신이 답답하다고 하는 것이 맞을 듯 싶다. 같은 이유로,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하고 싶은 말을 숨겨서 빙빙 꼬아 말하는 것을 들으면 잠시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다가 금세 툴툴대는 편.
4) "더운 곳은 왠지…, 마음에 안 들어. 불도 보는 건 예뻐서 좋지만 가까이 가는 건 조금…. 왠지는 모르겠지만!"
# 말투
이것저것 섞인 말투를 사용한다. 같은 상대더라도 반말을 사용하다가 존댓말을 사용하다가, 그렇게 오락가락 하곤 한다. 자신을 칭할 때에도 '나' 혹은 제 이름인 '이로시'를 섞어서 쓰며, 어리광을 전부 받아주던 언니 탓에 가끔씩 말 끝을 늘이면서 말하기도 하는데 이것 역시 그리 안정되게 쓰는 말투는 아닌듯하다. 타인을 부를 때는 대충 어림짐작으로 언니, 오빠, 아줌마, 아저씨 등 원하는 호칭을 마음대로 붙이거나 제 마음대로 이름을 줄여서 -혹은 변형해서- 부르는 편이다.
# 고모의 가게, 아이의 집
아이의 고모는 아이가 태어나지 않았을 적부터 해변가에 작은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었다. 1층은 레스토랑, 2층은 가정집인 형태로 그 건물 자체가 고모의 것이긴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고모부의 것이었다.- 그리 비싼 건물은 아니라 2층의 가정집의 상태는 아주 깔끔하지는 않았다. 거실과 방 두 개, 그 중에서도 작은 방을 아이는 언니와 함께 사용했었고, 언니는 하루의 대부분을 레스토랑 일을 도우며 보냈기에 그 작은 방은 거의 대부분 이로시가 뒹굴며 놀던 곳이었다. 언니가 2년 전 집을 나간 후에는 고모가 아이에게도 자신의 일을 도울 것을 부탁했지만, 요리는 정말로 재능이 없는지 번번이 일을 되려 늘려버리곤 해서 지금은 간단한 청소정도와 텃밭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덕분에 정리정돈에는 자신있다곤 하는데 글쎄, 애초에 아이의 생활터전은 별로 더러운 축에 속하지도 않았으니….
아이는 집 바깥으로 나가는 일이 거의 없었다. 나가봤자 재료를 받아오거나 텃밭을 돌보기 위해 나가는 정도, 혹은 정말로 심심할 때에 바닷가에 나가 혼자 물장난을 치는 정도였을 뿐. 레스토랑에 오가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긴 하였으나 아무래도 손님들인지라 깊게 대화를 나눠본다거나 누군가가 기억에 남는다거나 때문에 혼자 노는 것에 익숙하긴 하지만 -익숙한가?- 종종 들어온 '친구'라는 것에 로망을 가지고 있다.
# 교육
언니인 디아민조차 학교를 가보지 못한 탓에 이로시 역시 학교 교육을 받아본 적은 없다. 알고 있는 대부분이 인터넷이나 TV에서 들은 것이거나 언니가 읽어주는 책에서 얻은 지식들일 정도. 같은 이유로 언어를 알아듣는 데에는 모르는 단어를 제외하고선 문제가 없지만 글자를 읽는 것은 아직까지 서툴다. 모국어인 영어조차도 알파벳을 겨우 알아볼 뿐이다.
# 눈의 붕대
아이는 너무나도 어려서 기억조차 나지 않았던 그 옛날의 사고로 인해 오른쪽 눈은 빛을 보지 못하게 되었다. 눈 위로 흉터가 남아버렸기도 하고, 초점없는 눈이 신경쓰였던 고모 탓에 그 어릴 적부터 오른쪽 눈은 붕대로 감아 가려둔 상태였다. 종종 보이지 않는 쪽 눈이 시릴 때가 있어 안약을 항상 들고다니는 중. 언니가 떠난 후로 매번 스스로 붕대를 묶고 있기 때문에 붕대를 묶는 솜씨 하나는 꽤 수준급이 되었다.
# 별종이접기
처음으로 별종이를 접기 시작한 것은 언니가 집을 나가기 전에 별종이를 세 박스나 사와서는"이로시가 이거 다 접을 때 쯤에 언니 돌아올테니까, 씩씩하게 잘 있어야 돼. 알았지?"라고 말했던 때부터였다. 하루에 하나씩, 벌써 2년이 지났으니 이제는 혼자 쓰는 아이의 방에는 색색깔의 작은 별들이 가득찬 유리병이 다섯 병 놓여있다. 하루도 빼먹지 않고 열심히 접고 있는듯.
# 물려받은 것들과,
아이가 입고 있는 옷들은 전부 과거에 자신의 언니가 입었던 옷들이다. 신발만큼은 제 발에 맞기도 전에 버려져서 일 년쯤 전에 산 것이지만, 원피스나 야구잠바는 모두 언니인 디아민의 옷. 관리를 깔끔하게 했던지라 물려입은 옷이라는 걸 한 눈에 알아보긴 어렵지만 그래도 사용감이 꽤나 묻어있는 것은 사실이다. 겉옷이 조금 큰 것도 언니의 옷이었기 때문. 다만 붉은 리본은 아홉 살의 생일날 언니가 떠나기 전에 사주었던 생일선물이며, 목에 하고 있는 초커는 그 옛날에 부모님이 제 언니의 것을 사면서 같이 사왔던 것으로 하나밖에 남지 않은 부모님의 유품이기도 하다. 전부 아이가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것들이기도 해서 씻을 때를 제외하곤 제 몸에서 떨어트리지 않으려고 한다.
# UNDERGAME?
여러모로 엄격한 고모지만, 그래도 아이들의 생일만큼은 매 해 챙겨주었던 터라 아이는 최근 큰 화제가 되었던 신작게임 <언더게임>을 사달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아직 생일이 되려면 며칠 더 있어야하나 생각난 김에 바로 결제를 해주었던 고모 덕에 아이는 거실의 오래된 컴퓨터로 '그 게임'을 실행했고, 시릴 정도로 하얀 빛이 한 쪽 눈 앞을 가득 채우더니…….
"─Howdy. 여기는 말이야…. 지하세계야, 친구!"
* 텍관 *
